50일 아기의 통잠기록



벌써 60일이 넘은 아기

나율이가 어느덧 50일이 되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나율이가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자라서 정말 눈물나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게 감사할 일만 있으면 참 좋고 행복할텐데, 나율이와는 다르게 내 몸은 하루가 다르게 늙고(?) 지쳐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만삭 때 부터 정말 진심으로 잠이 너무 고팠다.
정말 진심으로 잠이 너무 고팠다


모든 임신부가 그렇듯 나도 만삭의 몸으로 침대에서 허리펴고 누워 있어 본 적이 없었다. 엄청난 쿠션을 등에 대고 비스듬하게 잤던 대략 두 달 간의 시간.. 지금 생각해도 힘들었다. 출산을 하면 나아질 것 같던 내 몸은 조리원과 산후도우미 기간이 끝난 뒤 더 힘들어졌다. 3시간에 한 번씩 분유를 먹는 나율이는, 새벽에도 어김없이 시간을 맞춰야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또 버티며 밤잠 시간이 길어지기 만을 기다렸다.
저 이불처럼.. 내 얼굴도 심각했다..😭


드디어 통잠을 자기 시작..!?

그러던 어느날 우리 나율이가 드디어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감격.......!! 😭
너무나 감격스러운 이 순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는지 모른다. 나율이가 50일이 되는 날부터 "50일 아기 통잠자는법", "밤수면교육"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고 또 검색해서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57일이 되던 새벽.. 기적이 일어났다.

통잠을 자기 시작..!?


분유를 두 번이나 버렸던, 생생한 기억..!

저녁 7시 이후 수유를 마치고 11시 즈음 수유를 할 예정으로 라라스베개에 눕혀놓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너무 잘자는 아가였다. 불안한 마음에 11시 10분 즈음.."이제 일어나겠지?" 생각을 하며 분유를 미리 탔다. (오랜시간 배고프다가 깨면 너무 울어서 힘듦..🥲) 12시 10분.. 미리 타 놓은 분유를 버리고 바로 분유를 또 탔다. "이제 진짜 일어날거야.." 음? 1시10분.. 두 번째 분유를 버렸다. "무슨일이지?" 숨을 잘 쉬고있는건지 불안한 맘에 아기 등에 귀를대로 한참 심장소리를 들었다. 뭐지..? 열나는거 아닌가 싶어서 체온계로 귀, 겨드랑이, 목 세 군데에 조심스럽게 열체크를 했다. 정상체온이었다. 새벽 1시 30분 떨리는 마음으로 세번째 분유를 탔다. 새벽 2시 즈음에 몇 번 꿈틀거리길래 재빨리 분유를 확인하고 바로 먹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15분 뒤 눈을 번쩍 하고 뜨길래, 다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안아주고 다독인 뒤에 아주 자연스럽게(?) 기저귀갈고 분유를 먹였다. (그 날이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서 소설처럼 썼네요..😅) 그렇게 영광스러운 분유텀 7시간 8분의 기록이 나왔다. 다만 아쉬웠던 건 중간에 목욕을 시키느라 잠은 3시간씩 끊어서 잤다는 점이다. 

분유를 두 번이나 버렸던, 생생한 기억


우연이 아니길..🙏

그리고 떨리는 다음날, 어젯 밤이 우연이 아니길 바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우연이 아니었다..!! 새벽도 3~4시간 자던 나율이가 5시간 40분을 잤다. 덩달아 나도 4시간 정도를 연속으로 자게 되었고, 그 다음 날에도 5시간 40분을 자서 너무 감사했는데.. 59일 되는 어느 날, 밤잠 7시간 5분을 기록하게 되며 팡파레를 울리게 되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오늘까지도 7~8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나율이 최고야..!! 😭)

우연이 아니길..🙏

낮에는 분유텀도 이렇게 잘 지켜주고 있네요..!!


통잠은 아기가 결정한다..!?

카페나 주위에 통잠자는 아기 엄마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아기가 알아서 자줬다고 했다. 수면 교육을 하려고 해도 아기가 잘지 말지 결정하는거라, 교육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 땐 그 말이 무슨 말 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겪어보니 너무 이해된다.. 사실 나도 나름 분유텀 조정도 해보고, 수면 교육이랍시고 눈이 말똥말똥한 아기를 눕혀놓고 머리도 쓰담쓰담하며 이야기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때가 되니 아기가 알아서 잤다...😅

헌데, 정말 신기하다. 아침 → 낮엔 수유텀을 4시~5시간을 넘기지 않는데, 어떻게 밤에만 8시간 넘길 수 있는걸까? 지금도 잘 자고 있는 나율이에게 너무나 고마울 뿐이다.




2023년 6월 9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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