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친정집에 가다!
나율이가 80일째 되는 날, 드디어 친정집에 가기로 했다.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날이다. 나율이 낳기 전까지는 구로 사는 엄마에게 1~2주에 한 번씩은 가서 데이트도 하고 그랬는데, 만삭 때부터 지금까지 못 갔으니 거의 4달 정도 되었다. 나율이 50일 즈음엔 엄마랑 오빠가 용인에 와서 나율이도 보고 놀다 갔지만 그건 엄마가 손님으로 온 거였기 때문에 뭔가 느낌이 다르다. 엄마는 나를 낳았던 동네에서 지금까지 쭈욱 살고 계신다, 그래서 엄마 집에 가는 길이 고향 가는 기분이랄까? ㅎㅎ 내 어린 시절 기억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곳.. 그래서 별거 없지만 그냥 가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편하고 그렇다.
나율이를 데리고 가려고 하니 필요한 것들이 많아 생각날 때마다 적어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챙겨보았다. 기저귀부터 손수건, 옷, 분유, 젖병 등등 내가 체크한 것들을 대략 이 정도이다. 짐을 다 싸고 보니 누가 보면 야반도주하는 줄 알겠다는 나율아빠의 한마디;;; 그래도 다 필요한 것들인데 무엇 하나 놓고 갈 것이 없었다. 2박 3일이 짧긴 하지만 나율이가 잘 먹고, 자고, 놀고, 싸고를 무리 없이 하려면 모두 챙겨야 했다. 다행히 커틀리베드, 타이니모빌, 코코넛매트리스 같은 부피가 큰 것들은 엄마 집에 놓고 올 예정이라 집에 올 땐 가볍게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출발!!
아침 수유 후 낮잠을 자고, 점심 수유 후 소화 시킨 뒤 낮잠 시간에 이동!! 혼자서 차로 1시간을 이동해야 하니 최대한 낮잠 시간을 활용해야 안전했다.
중간에 깨서 울면 안 돼 나율이!!
그렇게 나율이에게 꽃무늬 외출복을 입히고 차로 고고~ 다행히 나율아빠가 재택 중이라 짐을 들어주어서 왔다 갔다 안 하고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었다. 시동을 켜고 출발하며 1시간 동안 나율이가 얌전히 있어주기만을 바랐다. 다행히 이동하는 내내 잘 자 주어서 무사히 구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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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후 싸온 짐을 한 번 옮기고, 다시 한번 더 옮기고, 나율이를 안고 들어갔다(헉헉헉...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엄마 집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 좋았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감정이었다.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 끝나고 집에 오신 엄마!!
"서프라이즈~~😆"
엄마 집에 가기로 한 날보다 하루 일찍 갔더니..!!
"뭐야~ 깜짝 놀랐잖아!!!!!! 아이고~ 나율아~~ 우리 나유리~~어떻게 왔어? 엄마랑 왔어? 이렇게 멀리 왔어? 😆"
..엄마.. 나도 왔는데요? (딸내미는 여깄는데 손녀만 보이시나요? 😅) 너무 좋아하시는 울 엄마. 그렇게 손녀 상봉(?) 을 마치고 빈속으로 구로까지 달려온 나를 위해 밥을 차려주셨다.
정말... 엄마 밥은 최고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 재료들을 미리 사두셔서 뚝딱해 주셨다(김치찌개, 두부조림, 어묵볶음.. 내 최애 반찬들..👍👍👍) 역시 내가 하는 것보다 엄마가 해주는 게 젤 맛있는 것 같다. 또 과일을 엄청 좋아하는 나를 위해 자두, 체리, 블루베리를 사다 두셔서 씻어다가 주시고, 중간중간 간식을 챙겨주시는데~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저녁으로는 김밥을 싸주셨는데,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다. 임신했을 때도 2일에 한 번씩은 김밥을 사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엄마가 싸주시는 김밥은 정말 그 어느 맛집보다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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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버인가 싶었던 아기체육관은 챙겨오길 너무 잘한 육아 템이었다. 요즘 부쩍 체육관에서 혼자 놀기도 잘 하고 옆에서 같이 놀아주면 더 좋아하면서 오래 놀기에 챙겨간 건데, 엄마랑 둘이 수다할 때 나율이가 혼자 너무 잘 놀아줬다. 친오빠도 휴가 중이라 조카 본다고 놀러 왔는데, 오빠는 아기가 너무 작아서 신기하다고만 한다😅
잠자리가 바뀐 나율이가 밤잠을 힘들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10시부터 새벽 내내 잘 자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헌데 새벽 4시 30분부터 혼자 깨서 끙끙거리면서 손을 빨던데.. 분유를 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울면 줘야지 하고 기다려보았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났고, 그제서야 배가 고팠는지 운다. 어떻게 3시간씩 혼자 놀 수 있는 거지? 오늘만 그런가? 집에서도 그랬는데 못 들었나? 궁금증만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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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엄마 집에서 둘째 날이 되었고, 나는 여전히 집에서만 나율이랑 같이 뒹굴뒹굴하며 시간을 보냈다. 엄마는 볼일 보러 나갔다 들어오시면서 커피와 간식을 사 오셨고, 나는 또 열심히 그걸 먹고~ 밥을 차려주면 또 그걸 먹고 쉬고..🤣
집에 있으면 밥 차려 먹는 게 일인데, 그걸 엄마가 해주니까 너무 좋았다. 게다가 계속 나율이도 안아주고, 놀아주고, 분유도 먹어주고~ 다들 이 맛에 친정집 가는 거 같다.
셋째 날엔 결혼 전까지 그 후에도 자주 갔던 성당에 가서 저녁 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챙겨놓은 짐과 나율이를 태우고 용인으로 돌아왔다. 짐이 줄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싸주신 반찬 덕분에(?) 가져갔던 짐만큼 가지고 돌아왔다. 나율아빠가 내려와서 같이 짐을 들고 나율이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니 또... 우리 집이 최고지..(?) ㅋㅋㅋ 또 다른 면에서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이 가장 좋다.
2023년 6월 27일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