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설거지를 하면서 밀리의 서재로 '본질육아'를 MP3 버전으로 듣고 있었다.
에필로그 부분이었을 것이다. 지나영 교수 자신이 난임 치료를 받으며 노력했음에도, 자녀가 받는 복을 누리지 못해서 아쉬움 담긴 말로 어머니에게 토로한 내용..
"엄마, 나는 아이 있었으면 정말 잘 키울 자신있었는데..
나 닮은 아이 낳아서 온 세상을 자기 세상처럼 펼치며
마음껏 살게 키우려고 했는데 말이지"
그 이후에 어머니의 답변이..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게 아니다.
자식 니 맘대로 안된대이~
자식은 내가 키우고 싶은 대로 기르려고 낳는 게 아니다"
그리고..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기다"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것. 설거지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듣고 있다가 이 말 듣고 울컥했다. 아내는 눈물이 많은 편이다. 반면에 나는..
"남자가 가오가 있지 왜 우노 !?"
매일 이런 식으로 눈물 흘리는걸 비판했는데.. 오삼이 출산이 다가오면서 점점 감성적으로 변하는듯 하다. 이런 모습, 아내에게 보이면..😱 여튼, 육아 관련 블로그, 유튜브를 자주 접하고 책도 육아 관련 내용을 틈틈히 듣는데 그런걸 보고 들으면서도
오삼이를 어떻게 잘 키우지 ?
남보다 뒤쳐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
이런 생각을 주로 한 것 같다. 그러던 와중에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다, 이 말을 밀리의 서재 MP3 버전의 사투리 섞인 어머니 목소리로 들으니.. 어릴 적 생각도 나면서 내가 그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오삼이를 벌써부터 내 기준의 잣대만을 세워서 잘 키워보려고 한 건 아닌지 크게 반성을 하게 되었다.
처음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존재 그 자체만으로, 절대적인 존중을 받아야 한다
각자의 자율성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오삼이의 부모로서 조건없는 사랑을 실천하면서
어른으로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것을 꼭 잊지 말고 육아에 임해야겠다.
사랑으로 자란 아이는 단단한 자존감을 가지게 되고, 자존감을 바탕으로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으며, 실패와 좌절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것,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교육법이 맞는듯 하다.
2023년 3월 31일의 반성